최근 정서 행동 위기 학생 지도에 관한 관심이 높다. 사실 생각해 보면 아주 오래 전부터 위기 학생은 교실 내에 존재했었으나, 체벌 금지와 학생 인권에 대한 강조 흐름에 따라 기존 방식으로는 더 이상 이러한 위기 학생에 대한 지도가 한계에 봉착하면서 더욱 관심이 높아진 듯하다. 근래 몇 해 동안 일어난 교권 위기 상황을 자세히 살펴보면 사회적으로 이슈가 된 주요 사안들 상당수가 사실은 위기학생과 연관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정서 행동 위기 학생을 지도하는 데 교사와 학교가 시스템적인 준비가 안 되어 있는 상황에서, 위기 학생 학부모의 과도한 민원 제기가 매우 부담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위기학생에 대한 고민은 필자에게도 매우 중요한 화두였다. 좀 오래 전에 교실에서 수행평가로 나눠준 도화지를 까맣게 칠하고 비행기를 만들어 교사인 나에게 날리는 학생이 있었다. 그렇다 수업 시간에 일어난 일이다. 필자는 그때 이러한 학생들을 가르치는 데에 무언가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이러한 아이는 화낸다고 될 일도 아니고, 기존에 필자가 알고 있는 어떤 교육 지식으로도 해석이 안되는 상황이었다. 당시 필자는 주변의 선후배 교사들이나 교원단체 지인들에게 이 문제, 즉 위기 학생 지도 문제에 대해 방법을 수소문하였으나 그 누구도 명쾌한 답을 주지 못했다.
그러던 차에 좋은교사 운동에서 위기학생 연구회 ‘마음친구’ 실천가 과정을 모집한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다. 좋은교사 회원인 최경희, 문수정 두 선생님께서 본인이 학교 현장에서 맞닥뜨린 위기학생을 지도하기 위한 여러 방법을 스스로 찾아가며 공부했고 그 과정에서 얻은 결과물을 근거로 연구회를 발족시킨 것이었다. 바로 필자가 가지고 있던 문제의식을 두 선생님이 선구적으로 개척한 것이다. 필자는 고민 없이 연구회에 참여했고, 본 논문은 ‘마음친구’ 연구회 5명의 교사를 연구 참여자로 하여 1년 동안의 실제 교실 현장의 지도 과정을 질적 사례연구로 펼쳐낸 것이다.
논문에서 5명의 교사들이 실제로 위기학생을 지도하는 모습이 자세히 담겨있다. 그러므로 학문적인 접근이 아니더라도 실제 교실 현장에서 참고할 수 있는 훌륭한 자료가 될 것이다. 위기학생을 지도하는 과정에서 발휘되는 교사 리더십의 모습으로는, 먼저 목표 행동을 위기학생이 습관화할 수 있도록 반복 연습을 시킨다는 것이다. 리더십이라고 하면 한 번에 강력한 영향을 발휘하거나 굉장한 카리스마를 보여줄 것이라 흔히 생각할 수 있는데, 위기학생을 지도하는 리더십은 본 연구에 의하면 오히려 지속적이고 일관되게 행동 연습을 지도하는 과정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학생의 감정을 이해하고 학생이 사회성을 기르는 데 많은 관심을 두고 노력을 기울인다. 또한 학부모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소통을 이끌어 내는데 힘쓴다. 또한 위기학생 지도에서 교사리더십을 발휘하는 교사들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노하우를 동료 교사들에게 공유하는데 힘쓰며 위기학생 지도에 대한 제도적 시스템이 마련되게 하는 데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위기학생 지도는 매우 중요한 주제임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교육계에서 관심을 갖지 않았던 영역이다. 많은 교사들과 교육전문가들이 이 문제에 관심을 갖고 제도적 뒷받침을 마련하기 바란다.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