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들을 볼모로 놓고 벌이는 갈등은 교육 주체 모두의 신뢰를 저버리는 일입니다.


▲ 교육부는 돌봄 전담 인력 확보와 재정 마련 등의 적극적 해결 노력에 앞장서야 할 것입니다.


▲ 돌봄 문제 해결을 위한 범정부-범사회적 차원의 협의체 구성을 촉구합니다. 

 

학교비정규직 노조가 8시간 전일제 노동과 돌봄교실의 지자체 이관 및 민영화를 철회하라고 요구하며 11월 6일 초등 돌봄전담사의 파업을 예고하였습니다. 파업을 예고한 지 한참의 시간이 지났지만,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풀지 못한 채 급기야 파업 실행 직전까지 오게 되어 안타까운 상황입니다.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풀지 못했지만, 이번 파업은 중단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힙니다. 좋은교사운동은 코로나19로 인한 전 국민적 재난의 시기에 아이들을 볼모로 하는 파업은 어떤 이유에서든 정당화될 수 없고, 전 국민적 지탄의 대상이 될 것이기에 파업 계획을 즉각 철회할 것을 학교비정규직 노조에 요청드립니다. 

초등 돌봄전담사의 요구를 충분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불안정한 노동환경에 돌봄교실이 지자체로 옮겨지게 되면 사업 주체가 불분명해지고, 이에 따라 직업 자체의 안정성이 떨어질 것을 염려하는 것은 공감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감염병으로 인해 대다수 국민의 삶의 뿌리가 흔들리는 시기에 아이를 맡길 곳을 찾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고 있을 학부모, 그리고 충분한 보호를 받아야 할 아이들이 불안정한 상황 속에 있게 되는 어려움을 감안한다면, 지금과 같은 시기에 일어나는 파업을 지지할 국민은 아마 없을 것입니다. 아무리 파업이 노동자의 정당한 권리라 해도, 지금은 함께 어려움을 감당해야 할 시기라는 점에서 잠시 권리 행사의 유예를 선택하는 것이 국민적 지지를 받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일 것입니다. 

초등 돌봄전담사의 파업이 예고되니, 교사단체들은 교사들을 대체근무로 투입하는 것은 불법이라며 미리 선을 긋고 있습니다. 학생들을 돌보지 않으며 파업을 하는 노조의 모습이나, 대체근무를 할 수 없다 선을 긋는 교사단체의 모습은 결국 학부모들에게는 모두 아이들을 버리고 각자의 이해를 위한 싸움을 하는 비교육자들로 보일 뿐입니다. 돌봄 전담 선생님이든 교원이든 아이들에게는 모두가 선생님입니다. 선생은 아이들이 있을 때만 존재할 수 있습니다. 아이들을 볼모로 놓고 벌이는 이런 갈등은 국민들과 교육 주체 모두의 신뢰를 저버리는 일이며 학교 공동체를 해치는 일입니다. 

분명 돌봄교실을 둘러싼 갈등이 있습니다. 교육의 과정에서 돌봄은 반드시 필요한 일이고, 돌봄 서비스가 꼭 필요한 가정도 너무 많은 반면, 우리 사회가 돌봄 서비스를 위해 준비한 행·재정적 지원은 매우 부족합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학교 인프라를 활용해 돌봄 서비스가 이루어진 것은 불가피했다고 할 수 있으며, 부족한 사회적 인프라를 교사와 돌봄전담사의 수고로 메꿔 온 것이 사실입니다. 법적 체계를 갖추지 못한 채 땜질식으로 시작된 돌봄교실이 지금의 혼란을 만들게 된 것입니다.

이에 교육부가 해야 할 첫 번째 일은 학교마다 돌봄 관련 행정 사무 제반을 담당할 수 있는 8시간 전일제 돌봄전담사를 늘려서 교사가 돌봄 행정으로 인해 교육활동에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학교 내 겸용교실 말고는 돌봄 운영 장소를 찾기도 어려운 상황에 장소는 고사하고 인력 확충과 그에 따른 재정 지원조차 교육부가 나서서 해결하지 않는다면 이 갈등의 실마리는 끝끝내 풀지 못할 것이며, 그에 따른 모든 피해는 오롯이 학생과 학부모에게 돌아갈 것입니다. 교육부가 인력 확충과 재정 지원이라는 해결 노력 없이 돌봄 전담사 분들과 교사 사이의 이해관계 갈등으로만 비춰지도록 내버려 둔다면, 이는 교육 공동체 모두에게 비판 받아 마땅할 것입니다. 

돌봄서비스 정책의 우선 원칙은 아동의 안전과 웰빙, 부모에게는 안심할 수 있는 촘촘하고 예측 가능한 돌봄 서비스, 돌봄전담사에게는 아동을 돌보는 일을 통해 보람을 찾을 수 있는 안정된 일자리, 그리고 교사에게는 교육활동과 수업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이 제공되는 것입니다. 이 모두를 조화롭게 충족시키려면 교육부 차원의 임시방편이 아닌 범정부 차원의 근본적이고 체계적인 돌봄 행정 개혁을 추진해야 합니다. 어떤 방법이 4가지 목표를 이룰 수 있을지 따져봐야 하고, 외국의 시스템도 면밀하게 살펴서 우리 사회에 가장 적합한 방법을 선택해야 할 것입니다. 지금 정부가 해야 할 일은 돌봄이라고 하는 사회 서비스의 장기적인 비전과 이행 전략을 제시하고 국민들을 설득하는 것입니다. 교육부와 지자체, 돌봄노조와 교사단체 사이의 줄다리기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막대한 재정과 시간이 필요한 일이기 때문에 단기간에 이루어질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장기적인 비전과 이행 전략이 제시된다면, 이행 과정에서의 수고로움은 함께 분담하며 갈 수 있을 것입니다. 

더 이상의 사회적 갈등으로 비화되지 않도록 돌봄전담사 분들은 아이들 옆으로 돌아와야 할 것이며 그럼에도 발생하는 돌봄 공백 상황에 교사들은 아이들 곁을 지키는 일에 마음을 닫지 않아야 할 것입니다. 또한 교육부는 인력과 재정 확충을 통한 근본적 해결책을 제시해야 합니다. 아울러 범정부 차원에서 돌봄 문제 해결을 위해 교육부-여가부-복지부, 지자체, 시도교육감, 학부모 단체, 돌봄노조, 교사단체 등이 참여하는 협의체 구성에 나설 것을 촉구합니다.


2020.11.5.
좋은교사운동

Posted by 좋은교사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구구 2020.11.06 16:3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공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