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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서] 서울형 학생행복지수 관련 논평

성명서·보도자료

by 좋은교사 2011. 7. 13.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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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서] 서울형 학생행복지수 관련 논평  
학생의 행복을 위해 학교와 교육청이 무엇을 해주고 책임질 것인가와 관련된 구체적인 지표 개발이 필요합니다

▶주관적 만족도만으로는 정책변화를 이끌어내지 못하기 때문에, 정성적 지표 외에 정량 지표 개발을 통해 균형을 잡아야

▶학생의 행복 전반이 아닌, 학교와 교육청이 책임질 수 있는 영역으로 좁혀야 

▶‘학생’행복지수가 아닌 ‘학교’행복지수로의 전환 필요

서울시 교육청은 5월 27일자 보도자료를 통해 ‘서울형 학생행복지수’를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평가 방식은 ‘학교생활 만족도’, ‘가정생활 만족도’, ‘자신에 대한 만족도’, ‘전반적 행복도’ 등 네 가지 영역에 대해 학생의 설문조사를 통해 만족도를 평가하겠다는 것이다.

좋은교사운동은 2010년 7월호 특집을 통해 ‘학교행복지수’를 개발할 것을 새롭게 당선된 전국의 교육감에게 제안한바 있다. 서울시 교육청의  ‘서울형 학생행복지수’는 좋은교사운동의 정책제안에 대한 첫 번째 반응이라는 점에서 평가를 할 수 있으나 내용을 살펴보면서 실망과 아쉬움이 남는다.

지수를 개발하는 이유는 첫째, 지수를 통해 알고자 하는 정책적 상황을 간략하게 표현할 수 있고, 둘째 지수의 누적을 통해 전년도 지수와 비교함으로 정책적 상황의 변화를 확인할 수 있으며, 셋째 지수의 설정을 통해 정책목표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서울형 학생행복지수’는 부족한 점이 많다.

서울형 학생행복지수의 모델이 되었던 UNICEF 산하기관 INNOCENTI의 행복지수영역 및 구성요소에는 다양한 정량지표(객관적 통계자료:예-영아사망률)와 정성지표(개인의 주관적 평가-학교생활 만족도)가 적절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다. INNOCENTI의 행복지수의 경우 자료가 발표되면 각 국가는 이 행복지수의 정량지표를 끌어올리기 위해 정부차원의 노력을 하게 된다. 따라서, 지수계발에 있어서 정량지표의 선택은 선택된 지표를 발전시키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다.

그런데 서울형 학생행복지수는 어떠한 정량적 지표도 포함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서울교육청이 책임지고 구체적으로 발전시킬 정량적 지표가 존재하지 않는다. 심하게 말하면 멋있는 지수만 개발해서 발표했을 뿐 서울시 교육청이 책임져야 할 것이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게 된다. 서울형 학생행복지수가 의미있는 지수로 발전되기 위해서는 서울시가 학생의 행복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교육적 환경을 지표로 개발하고 매해 개선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학생이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여러 사회적 요인이 작용한다. 서울시 교육청은 학생이 교육을 담당하는 기관으로써 학생이 학교생활을 통해 얻을 수 있는 행복을 책임지고 있는 기관이다. 따라서, 서울시 교육청이 발표하는 학생의 행복지수는 서울시가 관리할 수 있고 책임질 수 있는 영역으로 좁힐 필요가 있다. 서울시 교육청이 관리할 수 있고 책임질 수 있는 영역은 역시 서울지역에 있는 학교이다. 학생들이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는 학교에서 학생들이 행복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서울시 교육청의 몫이다. ‘서울형 학생행복지수’에서 나타난 학생의 행복의 영역과 지표는 반드시 교육청이 책임을 지지 않아도 되는 가정생활 만족도나 자신에 대한 만족도를 포함하고 있다. 지수가 매해 발표된다 하더라도 상당부분 가정이나 개인이 책임져야 할 부분이 더 크고 학교의 책임 영역은 희석되어 있다. 때문에 교육청이 발표할 지수로는 적절성이 떨어진다. 

서울시 교육청은 교육청이 책임져야할 학교에서의 학생행복지수와 학교의 다양한 구성원들의 행복을 한눈에 볼 수 있는 ‘학교’행복지수를 개발해야 한다. 이 지수에서는 반드시 다양한 정량지표와 정성지표가 적절하게 조화를 이루는 지수를 개발해야 한다. 학교행복지수에 어떤 지표를 선정하느냐에 따라 서울시 교육청이 교육행정을 통해 어떤 부분을 살리고 싶은지가 구체적으로 드러나게 될 것이다. 따라서, 각각의 지표가 정말 학교구성원들의 행복을 반영할 수 있는 적절한 지표인지 다양한 논의가 시작될 수 있을 것이다. 

학교는 지금 학업 성취도 평가, 교원 평가, 학교 평가, 수능 성적 공개, 학교별 지원 현황 공개, 학교 정보 공개 등 다양한 정보들을 공개 하고 있다. 현재 우리 학교를 평가하기 위해 공개되고 있는 평가의 지표가 교육을 말하기에는 너무 빈약하다는 것이다. 즉, 학업 성취도 평가의 결과든 수능 성적 결과든 시험 점수 외에는 학교를 평가할 수 있는 별다른 지표가 없다는 것이다. 물론 시험 성적 역시 학교 교육의 하나의 지표 역할을 하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학교 교육의 한 부분인 시험 성적만이 학교 교육에 대한 유일한 평가 지표 역할을 함에 따라 학교 교육의 다른 중요한 요소들은 다 묻혀 버리고 사라져 가는 현실은 우리 교육의 큰 손실이 아닐 수 없다. 무엇보다 이 가운데서 학교 교육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는 아이들의 총체적인 삶과 행복이 실종되고 있는 현실은 우리가 정말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고 무언가 크게 잘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 준다.
아무쪼록 서울시 교육청이 학교를 평가하는 빈약한 담론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어 학교를 어떻게 평가하고 교육이 어떻게 평가되는 것이 올바른 것인지 국민 모두 고민하는 새로운 장을 만들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2011. 5. 30

(사)좋은교사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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