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력저하가 아닌 학력에 대한 책임 구조 정착의 계기로 삼아야 할 것
▲ 고교 교육과정의 성취기준과 수능의 성취기준의 괴리를 극복하여야 할 것
▲ 풍선효과의 극복을 위하여 수학을 비롯한 다른 과목도 절대평가로 전환해야 할 것
1. 수능영어 절대평가 방침과 관련하여 논란이 일어나고 있다. 이를 우려하는 쪽의 논리는 학력저하론, 풍선효과론 등이다.
2. 그러나 학력저하론은 근거가 없다. 왜 학력이 저하된다는 것인가? 아마도 1등급을 향한 치열한 경쟁이 완화되어 학생들이 공부를 덜 할 것이라 생각하는 것 같다. 하지만 상위 4%에 들기 위한 경쟁이 없어도 1등급을 받기 위한 노력은 지속될 것이다. 그 1등급의 수준을 어떻게 설정하는가가 중요하다. 이미 절대적 기준으로 보아 1등급의 실력을 지녔음에도 불구하고 상위 4% 안에 들기 위해 추가적인 공부를 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 실제로는 우수한 학생들 사이에서 한 문제라도 실수하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것에 불과하다. 지금의 상대평가는 가혹한 게임이고 학생들의 과도한 경쟁을 유발한다. 차라리 그 노력을 다른 분야의 실력을 쌓는 것으로 돌리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다.
3. 학력저하론이 근거가 없는 또 하나의 이유는 1등급이 아니라 9등급에서 찾을 수 있다. 상대평가체제 내에서는 9등급이 당연시되었다. 어차피 하위 4%는 나타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절대평가를 할 경우 9등급은 문제가 있다. 만약 9등급을 고교 졸업의 최저학력 기준 정도로 설정했다고 할 경우 여기에 미치지 못하는 것은 개인이나 학교의 실패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 문제를 진지하게 다루어야 한다. 최저학력에도 미치지 못하는 학생들을 그냥 졸업시키고 있는 현재 학교의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게 된다. 그렇게 되면 과연 학생의 문제인지, 학교의 문제인지, 교육과정의 문제인지를 가려내야 한다. 그렇게 해서 학교를 다니지만 교육으로부터 소외되고 있는 학생들을 향한 사회적 관심과 에너지를 모아야 한다. OECD의 실제적 문해능력 테스트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실질 문맹률이 37.8%로 평가 대상국의 최하위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이는 PISA 평가로 기고만장한 한국 교육에 경종을 울리는 것이다. 고교를 졸업하고도 기본적인 학력을 갖추지 못한 국민들에 대해 국가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아무튼 수능 절대 평가를 통해 9등급의 학생들에게 국가적인 지원이 이루어져서 학생들의 절대적인 수준을 끌어올리는 노력이 이루어진다면 이는 학력저하가 아니라 학력에 대한 책임을 높임으로써 학력 향상을 이루는 수단이 될 수 있다.
4. 이 문제와 관련하여 우리가 주목해야 할 부분은 고교 교육과정이다. 이미 고교 1학년부터 성취평가제가 시행되고 있다. 성취평가는 절대평가의 속성을 지니고 있다. 논리적으로 고교교육과정과 수능시험은 긴밀히 연계되어야 한다. 고교 교육과정에서 1등급을 받으면 수능에서도 1등급을 받는 것이 당연하다. 만약 고교에서 교육과정평가원의 절대적인 기준으로 1등급을 받은 학생이 수능에서 5등급을 받는다면 수능이 문제가 있다. 그런데 현실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서 제시한 성취기준보다 훨씬 어려운 수준으로 수능이 출제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현실에 의해서 고교성취기준은 사문화되고 수능에 맞추어 비정상적인 교육과정을 운영하게 되는 경우가 발생하는 것이다. 최근의 선행교육규제법의 실효성을 확보하는 방법도 여기서 찾아야 한다. 지나치게 어려운 수능의 원인을 찾아서 해소해야 한다. 물론 그 원인은 상대평가일 것이다.
5. 결론적으로 수능절대평가로 인해 학력이 저하된다는 것은 근거가 없는 주장이고, 오히려 최저학력에 미치지 못하는 학생들의 학력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것이며, 과도한 경쟁으로 인해 낭비되는 학생들의 노력을 절감하여 보다 효율적으로 공부할 수 있게 만들어 줌으로써 학력 향상에 기여하게 될 것이다.
6. 풍선효과에 대해서는 인정한다. 그렇다고 영어를 그대로 두자고 주장할 것이 아니라 당장 시급한 수학도 절대평가로 전환하는 한편 모든 과목도 절대평가로 전환해야 할 것이다.
7. 물론 이렇게 할 경우 대학의 경우 변별력을 문제 삼을 것이다. 실제로 변별력이 문제가 되는경우는 1등급에 속하는 학생들에 해당할 것이다. 대학은 1등급의 실력을 가진 학생들을 다시 상대적으로 경쟁시켜 변별을 요구할 것이 아니라 고교교육과정의 결과를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선발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본고사를 부활한다는 것은 고교교육과정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여 제한되어야 한다. 고교와 대학이 교육과정을 긴밀히 연계하여 고교교육과정의 질을 높이고 신뢰성을 높이려는 노력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현재 성취평가제가 유명무실화되지 않도록 교육부와 교육청은 집중적인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2014년 8월 29일
(사)좋은교사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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