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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서] 서울교육청 후기 고등학교 배정방법 개편안 관련 논평

성명서·보도자료

by 좋은교사 2011. 7. 13.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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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서] 서울교육청 후기 고등학교 배정방법 개편안 관련 논평  
서울교육청은 고교선택 비율 조정을 통해 현 고교선택제의 문제점을 개선하면서도 고교선택의 근본 취지는 살리는 방안을 모색해야 합니다

서울시교육청은 7월 8일 “후기고등학교 배정 방법 개편 방안” 공청회를 가질 예정이다. 2010년부터 실시된 서울시 고교선택제는 1단계에서는 서울시 전역 학교를 대상으로 서로 다른 2개 학교를 지원할 수 있게 하고 이 가운데서 추첨을 통해 20%(중부 공동학군의 경우 60%)를 선발할 수 있게 하고, 2단계에서는 자신이 속한 학군 내 학교 가운데 서로 다른 2개 학교를 지원할 수 있게 하고 이 가운데 추첨을 통해 40%를 선발해 왔다. 

그런데 2년간 실시해 보니 같은 학군 내 선호 학교와 비선호 학교의 구분이 생기면서 상위권 학생의 선호학교 쏠림 현상과 학교간 서열화가 심각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 학생들이 대학에 진학하는 시기가 되면 대학진학율의 차이로 드러나게 되고, 그렇게 되면 고교선택제로 인해 드러나기 시작한 상위권 학생의 쏠림 현상이 고교서열화로 고착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많이 나오고 있다. 이렇게 고교서열화가 고착화되어버리면 더 이상 고교간 건강한 경쟁이 무의미해질 가능성이 높게 된다.

이러한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서 서울시교육청은 학군 내 다른 학교를 지원할 수 있는 2단계를 완전히 폐지하고, 서울시 전역 학교 대상 다른 학교를 지원하는 1단계는 완전히 폐지하거나 3-5%로 대폭 축소, 혹은 강남학군만 20% 선에서 개방하는 등 3개의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즉, 고교선택제를 폐지에 가깝도록 대폭 수정을 하고, 고교선택제 이전으로 돌아가겠다는 것이다.  

지난 2년간 고교선택제 결과 선호학교와 비선호학교가 선의의 경쟁을 하는 것이 아니라 입시 위주의 비교육적 경쟁이 과열되고, 상위권 학생의 현저한 쏠림 현상으로 인해 고교서열 고착화 현상이 나타나는 등 고교선택제의 긍정적인 효과보다는 부정적인 효과가 더 많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특별한 대책이 있어야 함은 분명해 보인다. 더군다나 그 사이에 자율형 사립고가 27개교나 생겨 중학교 성적 50% 이상의 학생들을 우선 선발함으로 인해 일반계 고등학교의 슬럼화 현상이 심각해졌다. 그리고 일반계고등학교에 우선하여 선지원을 받는 자율형공립고와 과학과 예체능 중점학교가 생김으로 인해 처음 고교선택제가 논의되던 시점에 비해 실질적인 고교 선택의 폭이 대폭 확대된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교선택제를 다시 원점으로 돌리게 되면 고교평준화 체제 내에서 제한을 받는 학생과 학부모의 학교 선택권을 어느 정도 보장해주고, 학교간 선의의 경쟁을 촉진하고자 했던 고교선택제의 처음 취지가 완전히 퇴색될 수 있다. 그러기에 고교선택제를 거의 폐지하는 것과 같은 수준의 대폭적인 수정보다는 현재 1단계와 2단계에 걸쳐 주어지는 고교선택의 비율을 조정하는 방식을 통해 현재 드러난 고교선택제의 문제점을 보완하고 원래 고교선택제가 추구하고자 했던 취지도 어느 정도 살리는 선에서 개선의 방향을 잡아야 한다고 본다.

이에 좋은교사운동에서는 현재 1단계 20%와 2단계 40%를 합하여 60% 정도 보장되는 선택의 범위를 1단계와 2단계를 통합하여 20-30% 정도로 축소하여 시행하는 방안을 제안해 본다. 이렇게 하면 그 동안 선 지원이 가능한 자율형사립고와 자율형공립고, 과학과 예체능 중점학교의 신설로 인해 전체 일반계 고교의 30% 정도의 선택이 늘어난 것을 감안하면, 학생과 학부모 입장에서는 고교 선택의 폭이 지금보다 줄지 않는 셈이 된다. 그러면서 일반계 고등학교에서 상위권 학생들이 선호학교로 쏠리는 현상을 절반 이상 줄이는 효과도 가져올 수 있을 것이다. 

현재 고교평준화 체제 하에서 고교선택제의 범위는 아무래도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고교선택제가 고교평준화의 취지를 흔드는 수준으로 나아가지 못하도록 제한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고교평준화의 근본 취지를 흔들지 않는 범위 내에서 고교선택제의 취지를 최대한 살려주려는 노력은 필요하다. 그래야만 고교평준화도 그 취지를 위협받지 않고 제대로 살려나갈 수 있다. 

서울교육청의 후기고등학교 학교배정 개편 방안은 지난 2년간 고교선택제 시행과정에서 나타난 부작용을 해소하는데 초점을 맞추다보니 고교선택권에 대한 학생과 학부모들의 요구를 제대로 고려하지 않은 오류를 범한 것을 보인다. 고교선택제의 부작용을 해소하되 고교선택제의 취지를 함께 고려할 수 있는 새로운 방안을 모색해주길 당부드린다.

아울러 현재 자율형사립고등학교에 주어지는 중학교 성적 50% 이상 학생 우선선발권, 자율형공립고와 과학 중점학교에 주어지는 우선선발권 등 선발 특혜 문제는 긴급히 수정되어야 한다. 현 고교평준화 체제 내에서 학비 부담을 많이 진다거나 교육과정이 특별하다는 이유로 선발에 있어 특혜를 누리는 학교를 두어서는 안 된다. 이러한 선발의 특혜를 누리는 학교들이 늘어나면서 고교평준화의 근본 취지가 흔들리고 일반 인문계 고등학교가 슬럼화되고 있는 이 현상은 우리 고등학교 교육의 근본을 흔드는 문제이기 때문에 시급히 시정되어야 한다. 물론 이 문제는 서울시교육청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교과부 차원의 문제이기 때문에 교육청은 이와 관련해 교육시민단체와 힘을 합해 교과부에 시정을 요구하는데 힘을 모아야 할 것이다.  

2011년 7월 7일

(사)좋은교사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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