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성명서] 국회의 수석교사제 입법화 움직임에 대한 논평

성명서·보도자료

by 좋은교사 2011. 7. 13. 15:48

본문

[성명서] 국회의 수석교사제 입법화 움직임에 대한 논평  
교사가 가르치는 일에 집중하고 전문성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수석교사제가 아닌 교사들이 수업에 집중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주어야 합니다

국회가 수석교사 신설을 위한 입법을 이번 회기 안에 통과시기 위한 심의 작업에 들어갔다고 한다. 비슷한 내용의 법안을 한나라당과 민주당에서 함께 발의를 했으니 통과가 될 확률이 높아 보인다. 최대 교원단체인 한국교총이 강력히 주장해왔고, 이와 관련해 이해관계가 있는 사람도 없고 강력하게 반대하는 단체도 없는 상황이라 더욱 법 통과에 걸림돌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수석교사 수당과 수석교사 수업 결손 분의 강사 고용을 위한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신설한 수석교사가 실제로 학교 내 교사들의 수업전문성을 얼마나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인가 하는 부분에 대해서 학교 현장은 의문을 표시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3년간 수석교사 시범 실시 학교들을 살펴보면 수석교사로 인해 그 학교 교사들의 교수학습 능력이나 수업전문성이 향상되었다는 학교는 거의 찾아볼 수 없다. 끊임없이 쏟아지는 행정업무, 교과서의 틀을 벗어날 수 없게 만드는 학년단위 평가와 입시구조, 동 교과 동 학년 교사들 간의 상호 협력 문화의 부재 등 실제로 교사들이 수업전문성 신장과 교재 연구, 수업에 집중할 수 없게 만드는 구조는 건드리지 않은 채 교사 1명의 수업을 줄여주고 다른 교사를 돕게 한다고 해서 나아질 수 있는 것이 아무 것도 없다는 것이다. 

교사들의 교수학습능력 향상을 지원하고자 하면 실제 교사들의 수업전문성 향상에 집중하지 못하게 막고 있는 핵심을 직시하고 이 문제를 건드려 주어야 한다. 이러한 부분들 가운데 학년 단위 평가 구조나 입시 체제는 쉽게 바꾸기 어렵다 하더라도, 행정업무 부분은 교감이 행정 실무를 직접 책임지면서 2-3명의 행정보조요원이나 혹은 수업이 경감된 1-2명의 교사를 중심으로 전담해가는 구조를 만들 수 있고, 실제 실험들이 일어나고 있다. 이렇게 되면 학교 교사 조직도 현행의 행정 중심 조직에서 교과나 학년 중심 조직으로 바꿀 수 있고, 이 내에서 자연스럽게 수업이나 생활지도와 관련된 논의가 일어날 수 있는 구조를 만들 수 있다.

관리직인 교감 교장이 아닌, 교수직 중심의 자격․승진 경로를 신설함으로 교사들의 수업 전문성 존중 분위기를 만들자는 것이 수석교사제 신설의 또 다른 이유라고 한다. 하지만 관리직에 뜻을 두지 않은 대부분의 교사들은 수석 교사로의 또 다른 승진 경로보다는 가르치는 일에 집중할 수 있는 제도적 여건을 훨씬 더 원하고 있다. 교사가 교사로서의 본연의 일에만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주고, 이러한 활동에 대한 정당한 평가를 해주는 것이 교사의 전문성을 존중해주는 방법이지, 별도의 자격을 신설하는 것은 교사의 전문성 존중 분위기를 만드는 것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

교사의 교수학습능력 향상을 공교육 회복의 핵심으로 파악하고 교사들의 수업 전문성이 존중되는 학교를 만들고자 하는 여야 국회의원들의 의지는 높이 평가한다. 그런데 국회가 이 부분에 진정성을 가지고 있다면, 그 누구도 반대하지는 않지만 그 어떤 변화도 가져오지 못하는, 그리고 거기에 투자된 돈이 어떠한 학교의 변화를 가져오지 못하는 수석교사제 입법에 매달려서는 안 될 것이다. 오히려 학교 내 일부 사람들의 강력한 반대가 있더라도 교사들의 수업 전문성 향상의 걸림돌이 되고 있는 핵심 문제를 바로 보고, 바로 이 걸림돌을 제거하고 새로운 체제를 가져올 수 있는 입법 안을 고민해야 할 것이다. 

2011년 4월 13일

(사)좋은교사운동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