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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서]코로나19에 따른 휴업 연장 결정에 대한 좋은교사운동 입장

성명서·보도자료

by 좋은교사 2020. 3. 17.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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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생들의 안녕과 감염 예방을 위해 최소 2주 연기는 꼭 필요하다는 것에 동의하며 지지합니다.

▲ 휴업 기간 동안 좋은교사운동은 학생들의 생활과 학습을 점검하기 위해 온라인 가정 방문을 통해 학생들의 마음속으로 한 걸음 더 깊이 찾아갈 것입니다.

▲ 학교 휴업이 연장될 경우 수업 일수와 수업 시수가 감축되어야 합니다.

▲ 대입 일정과 수능 시험 범위를 변경해야 합니다.

▲ 소통하고 신뢰받는 리더십을 보여 주십시오.

▲ 재난 상황에서 교육과정 운영의 파행을 막을 수 있는 교육 환경과 대응 전략을 만들어야 합니다.

 

1. 학생들의 안전과 감염 확산 방지를 위해 최소 2주 연기는 꼭 필요합니다.

코로나19 감염병이 계속해서 확산되고 있습니다. 다행히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줄고는 있으나, 감염 예방 전문가들은 한 목소리로 여전히 코로나19 확산의 위험성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학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학생들의 안녕과 감염 예방입니다. 뿐만 아니라 아이들이 밀집해 있을 교실은 감염 확산의 온상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사회적 거리 두기를 실천해야 할 때입니다. 학교 휴업의 추가 연기는 불가피하며, 최소 2주 이상의 연기가 필요하다는 것에 동의합니다. 추가적인 연기가 더 필요할 때는 정치적 고려 없이 학생들의 안전과 감염 확산 방지를 최우선 기준으로 판단해야 할 것입니다.

 

2. 국가적 비상사태를 극복하는 일에 그 누구도 예외일 수 없습니다.

대구 경북 지역에 갑작스럽게 확진자가 속출했을 때, 수많은 의사와 간호사들이 달려가 돕고, 전국의 소방대원들이 달려가 환자 이송을 지원하고, 수고하는 이들을 위해 국민들이 도시락, 마스크, 방호복을 보내고, 전국 각지에서 대구 경북 지역의 피해 복구 성금을 모으는 등 전 국민이 함께하는 힘으로 이 사태를 극복하고 있습니다.

 

재난을 극복하는 일에 교사들도 당연히 함께할 것입니다. 여러 제약 조건들이 있지만, 현재 상황에서 할 수 있는 것을 찾아내고 있습니다. 이미 긴급 돌봄이 필요한 아이들을 위해 교사들이 긴급 돌봄팀을 구성하여 운영하고 있고, SNS와 인터넷을 활용한 편지 보내기, 응원 영상 보내기, 영상통화 등을 시도하며 어떻게든 아이들과의 관계망을 만들어 가려는 교사들도 있었습니다. 또한 교사들은 교육과정과 수업, 평가 계획을 조정하고, 온라인에 학습 자료를 공유하며 학습 공백을 채우려는 노력도 하고 있습니다. 온라인 수업을 시도해 보는 교사도 있습니다. 법적으로 온라인 수업을 인정받기 어렵고, 모든 학생들이 온라인 수업에 접근하기 어렵다는 제한 조건들 속에서 학생들이 학습을 이어갈 수 있게 하는 여러 방법들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학부모와 학생의 입장에서 부족함을 느낄 수밖에 없는 것도 이해합니다. 특별히, 어렵고 힘든 가정에서 제대로 된 돌봄을 받지 못하는 아이들에 대한 염려가 있습니다.

 

3. 이제 교사들이 교사의 자리에서 학생들의 마음을 만날 수 있는 길을 더 찾을 것입니다.

좋은교사운동은 휴업 기간을 이용해 온라인 가정 방문 활동을 펼쳐 갈 것입니다.비록 사회적 거리 두기를 위해 몸은 멀리 있지만, 마음은 학생들 속으로 더 깊이 찾아갈 것입니다. 학생, 학부모, 교사 모두 어려운 시기를 보낼 때, 교사인 우리가 먼저 마음을 열고 학생들의 삶 속으로 찾아 나설 것입니다. 온라인에 연결되기 어려운 학생들이 있다면 마스크를 하고 보호자의 동의 후에 오프라인으로라도 잠시 만나서 상황을 점검하고, 교사와 연결될 수 있는 라인을 확보할 것입니다.

온라인을 활용한 학습을 점검할 수 있는 상담활동을 강화하겠습니다.이미 학교들이 학생들에게 안내하고 있는 각종 인터넷 학습 홈페이지 등을 학생들이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지, 주 1회 이상 전화 상담 등을 통해 점검하고 필요한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상담활동을 강화하겠습니다.

 

4. 교육 당국자들에게 요청합니다.

첫째, 수업 일수와 수업 시수 감축 허용 조치를 찬성합니다. 수업 시수 감축이 없는 학사 일정 추진은 학교 현장의 학사 일정을 더 어렵게 할 것입니다. 재난 상황에 맞추어 유연한 학사 운영을 모색해야 할 때입니다. 수업 일수와 함께 수업 시수도 10% 이상 감축해야 합니다. 뿐만 아니라 범교과 시수나 창의적 체험활동 시수를 우선 감축하되, 교과 시수의 감축도 필요합니다.수업 일수가 줄고 방학을 줄인다 할지라도 법적 수업 시수를 충족하기 위해서는 초등학교에서조차 주중 여러 요일의 7, 8교시 수업, 토요일 수업을 해야 할 상황입니다. 이는 무리한 학사 운영이 될 것입니다. 단, 수업 시수 10% 축소는 학교급과 지역, 상황에 따라 감소 범위는 달라질 수 있으므로 단위 학교에서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두 번째, 대입 일정과 수능 시험 범위를 변경해야 합니다. 사태의 장기화를 고려할 때 가장 큰 염려는 대입 일정입니다. 학사 일정을 대폭 수정해야 하는 상황에서 대입 일정과 수능 시험 범위의 변경을 적극적으로 검토하여 사태의 장기화를 대비하고 학교 현장과 수험생, 학부모들의 예측가능성을 높여야 합니다. 특히 수업 일수가 줄고, 중간고사를 볼 수 있는 물리적 시간이 부족한 상태에서 수능 시험 범위 축소는 반드시 선행되어야 할 과제입니다. 또한 수능 시험일을 일주일이라도 연기해 학생들이 학습하고 교사들이 수업할 수 있는 물리적 시간을 조금이라도 더 확보해야 할 것입니다.

 

셋째, 소통하고 신뢰받는 리더십을 보여 주십시오. 국가적 재난을 극복하고 아이들의 건강과 학습권을 지키기 위해 교사들에게 요청되는 일이 있다면 그것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마음을 가진 수많은 교사들이 있습니다. 반대로 행정 책임자들의 불통과 실언은 교사들의 사기를 꺾어 놓아 학교 현장을 분열시키게 됩니다. 현장 교사들과 소통하면서 정책을 추진해 주시고, 어려움을 함께 극복해 갈 동반자로서 현장과 함께 마음을 모아 주십시오. 뿐만 아니라 교사들을 통제의 대상이 아닌 문제 해결의 주체로 나설 수 있게 하는 행정력을 발휘해 주시기 바랍니다.

 

넷째, 재난 상황에서 교육과정 운영의 파행을 막을 수 있는 교육 환경과 대응 전략을 만들어야 합니다. 많은 감염병 예방 전문가들은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 사태는 앞으로도 다시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고 이야기합니다. 학생, 학부모, 교사 모두를 당황스럽게 할 학교 휴업 상태가 다시 반복될 때를 대비해서, 이에 대처할 체계적인 대응 전략을 만들어야 합니다. 현재 활용되고 있는 인터넷 학습 시스템은 많은 학습 자료들이 탑재되어 있으나 법적인 수업으로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선진적인 우리나라 정보화 시스템을 활용한 온라인 상담 시스템, 교사와 학생들이 직접 대면하고 수업할 수 있는 온라인 화상 강의 시스템도 현재보다 세밀하게 준비되어야 합니다. 지금과 같이 교육과정 운영이 불가능한 상황을 대체할 수 있는 시스템을 준비하기 위해 교육계가 함께 지혜를 모아야 할 것입니다.

 

2020학년도는 코로나19로 인한 장기적인 휴업 연기가 불가피한 상황입니다. 장기 휴업이 초래할 학사 일정 변경 및 방학 기간 단축 등의 결과로 인해 교사나 학생, 학부모 모두 육체적, 감정적으로 스트레스가 큰 한 해가 될 것입니다. 기쁨은 나눌수록 커지고, 슬픔은 나눌수록 작아진다 하였습니다. 교육의 세 주체가 서로를 더 믿고, 서로를 더 의지할 때 이 어려움을 함께 넘어설 수 있을 것입니다.

 

온 국민이 코로나19라는 초유의 상황에서 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온 힘을 다하고 있습니다. 좋은교사운동도 회원 선생님들과 함께 학생들의 안녕과 배움을 위해 힘을 다해 이 위기를 넘어서는 데 동참하겠습니다.

 

 

2020년 3월 17일

(사)좋은교사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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