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보도자료] '상벌점제, 대안을 찾는다' 토론회 결과 보도

성명서·보도자료

by 좋은교사 2014. 6. 17. 12:20

본문

 

 

체벌 금지 이후 학교 현장에서는 상벌점제(그린마일리지)가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이를 둘러싼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사)좋은교사운동은 ‘상벌점제, 대안을 찾는다’는 주제로 7월 22일 좋은교사운동 세미나실에서 토론회를 열고 상벌점제의 실태와 문제점을 살펴보고 대안을 제시하였다. 발제는 김진우(좋은교사운동 공동대표), 토론은 허종렬(서울교대 교수), 홍난희(서울시교육청 장학사), 이재영(한국평화교육훈련원장), 박숙영(회복적생활교육연구회대표)가 맡았다.


좋은교사운동이 실시한 설문조사(전국 초중고 교사 550명 대상으로 실시한 온라인 설문조사)에 따르면 상벌점제를 실시하는 학교는 전체의 77%로 나타났으며, 응답자의 14%는 상벌점제를 적극 활용하고, 40%는 약간 활용하고, 31%는 거의 활용하지 않고, 15%는 한 번도 활용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벌점제를 활용하는 가장 큰 이유는 학생 통제에 효과가 있기 때문이라는 응답이 많고, 활용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비교육적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라는 응답이 많았다.


한편 학생 설문조사(전국 중학교 학생 56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온라인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29%는 상점과 벌점을 골고루 받았고, 24%는 대부분 벌점을 받았고, 24%는 대부분 상점을 받았고, 20%는 상점이든 벌점이든 받은 경험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82%는 평소 학교생활을 할 때 상벌점을 의식한다(매우 의식한다 29%, 약간 의식한다 53%)고 응답했다. 선생님들이 상벌점을 부여하는 것이 일관되지 못하다는 응답이 63%(매우 그렇다 17%, 약간 그렇다 46%)로 나왔다. 응답자의 48%는 상벌점을 통해서 자신의 생각이나 행동에 아무런 변화가 없다고 응답하였다.


학생들은 상벌점제의 문제점에 대해서 아래와 같이 지적하였다.


▶ 짜증, 스트레스 유발:  벌점을 받을 때 스트레스가 된다. 자신이 좋아하는 생활을 할 수가 없다. 상벌점 의식 때문에 버겁다. 상벌점을 의식하여 재밌게 수업을 즐기지 못한다. 왜냐하면 재미있게 수업하려 하면 벌점을 준다.


▶ 남용성: 별 것 아닌 것에 벌점을 준다. 선생님이 너무 참견을 많이 한다. 작작 줘요. 별 것도 아닌 것 가지고 찌질하게 굴지 마요 어른이면 어른답게. 진짜 벌점 아니면 안 되겠다 할 때 주시는 거 아닌가요? 이중적 처벌을 한다. 벌점도 하고 처벌도 하고. 너무 남용하고 학교 생활 내에서 모든 문제에 벌점이 부과됨.


▶ 위협, 조종, 종속성: 학교 노예를 만들려고 하는 것 같다. 상점 때문에 청소하느라 수업을 소홀히 한다. 상벌점으로 아이들을 협박한다. 이거 안 하면 벌점이다. 저거 하면 상점 주겠다 이런 식으로.


▶ 평가, 비교의식: 점수로 매기는 것이 싫다. 사람을 점수로 판단하는 건 비합리적이다. 학생을 점수로 표현하는 것 같아서 쫌 그렇다. 그냥 차라리 벌을 받는게 더 나을 것 같다.


▶ 가식성: 마음에도 우러나지 않는 봉사에 시간 때우기 보충학습을 하기도 한다. 자신의 의도가 아닌 그저 상점을 받으려고 좋은 일을 하게 되는 것 같다. 상점에 목숨 거는 애들이 있음.


▶ 가혹성: 고교 진학에 문제가 된다. 왜 하는지 모르겠다. 지각 10번 하면 징계다. 예전처럼 하면 좋겠다.


▶ 비균형성: 상점을 너무 적게 준다. 벌점은 쉽고 상점은 어렵다.


▶ 비합리성: 어려운 일이나 쉬운 일이나 똑같이 1점을 주니 불공평하다. 대답을 못했다고 벌점을 준다. 교복에 대해서 상벌점제가 없으면 좋겠다. 교무실에 신발 신고 들어왔다고 벌점 주는 것은 너무하다. 추워서 사복 입고 있는데 걸렸다. 터무니없다. 수업 시간에 어떤 애보고 춤추라고 하고 그 애가 못 추겠다고 하면 벌점 5점을 주겠다고 한다거나.


▶ 비민주성: 상벌점 문항을 학생들과 함께 만들면 불만이 적었을 것.


▶ 비일관성, 불공정성, 차별성: 선생님의 기준이 부당할 때가 많다: 안 잤는데 잤다고 한다.벌점을 너무 안 준다. 차별한다: 마음에 안 들면. 날나리들은 벌점만 받게 된다.


▶ 비소통성: 사정이 있어서 벌점을 받았는데 말을 해도 잘 안 믿어주고 그냥 넘어간다. 벌점을 받으면 화가 나서 더욱 나쁘게 행동할 수 있으니 경고를 줘도 나쁘게 행동하면 좋게 타이른 후에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숫자로만 파악하여 정확한 상담과 지도가 힘들다. 학생의 잘못된 태도에 점수를 매기기 전에 시간이 있으시다면 좀 더 학생과 얘기를 한 뒤 상벌점제를 도입했으면 합니다.


▶ 관계성 악화: 선생님과 학생들의 관계가 안 좋아진다. 사춘기로써 반항을 할 수 있다. 교사의 권위가 무너진다.


▶ 비효과성: 벌점이 누적되면 의미가 없고 반성도 되지 않는다. 아이들이 두려워하지 않는다. 어차피 막 나갈 애들은 벌점 신경도 안 씀.


발제자 김진우 대표는 “상벌점제는 교육적 변화를 가져오지 못하고, 벌점이 너무 남발되고, 학생들을 위협, 조종, 억압하는 기제로 작용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학생들의 짜증과 스트레스가 늘어나서 교사와 학생 관계가 악화되는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새로운 대안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가칭) ‘학급법정제’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야누쉬코르착의 ‘학우법정제’와 비폭력대화와 회복적서클의 정신을 바탕으로 5대 원칙을 제시했다. 교육적 효과성(교육적 변화가 일어나야 한다), 소통성(교사와 학생, 학생과 학생의 소통이 일어나야 한다), 유연성(조치는 획일적이지 않고 개인별 상황에 맞추어 유연해야 한다), 자발적 책임(당사자의 자발적 책임의식을 확보해야 한다), 실용성(효과가 있어야 하고 힘들지 않아야 한다)가 그것이다. 이러한 원칙을 바탕으로 학생들의 문제 행동을 ‘관찰쪽지’를 통해서 기록하고 누적한 다음 학급담임교사와 학생배심원으로 구성된 학급법정을 통해 당사자와 대화를 하면서 자신의 행동을 반성하고 어떻게 할 것인지를 논의하는 방식을 제안하였다. 이와 같은 방식은 “기존의 상벌점제에 비해 인격적인 소통을 가능하게 하고 학생의 자발적 책임의식을 확보할 수 있으며, 교사의 생활지도의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고 한다. 그리고 이와 같은 방식이 작동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상벌점제는 폐지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토론자들의 발언 요지는 다음과 같다.


허종렬 교수는 학급법정제를 학교 현장 실정에 맞추어 학생자치법정을 발전적으로 적용하는 방안으로 평가하면서 학생자치법정과의 보완적 관계를 갖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학급법정을 법정의 형식에 맞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표했다.


홍난희 장학사는 “같은 문제 행동에 대해 교사별로 다른 방향의 조치를 하게 된다면 이를 둘러싼 민원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했다.


이재영 원장은 “학급법정제는 회복적 정의에 기초한 회복적 대화와 일맥상통한다. 그러나 법정이라는 용어가 응보적 정의의 이미지가 강하기 때문에 용어를 재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박숙영 대표는 “기본적으로 규칙 자체가 공동체의 합의를 거쳐 제정되는 것이 중요하며, 법정의 구조보다는 서클의 구조 속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보다 바람직할 것”이라고 했다.


김진우 대표는 “상벌점제의 폐해가 날로 늘어나고 있다. (가칭)학급법정제는 상벌점제의 기계적 적용 방식 가운데서 실종되는 교사와 학생의 소통을 복원하여 상벌을 통한 통제를 넘어 소통을 통한 교육적 효과를 일으키기 위한 하나의 아이디어다. 학교 현장에서 이러한 실천을 통해 그 교육적 효과성이 검증되는 과정이 필요하다. 명칭에 대해서는 좀 더 고민이 필요하다”고 했다.


[참고]

토론회 자료집 바로가기 ▶

 

 

 

 

2013년 7월 23일

(사) 좋은교사운동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