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경기도교육청 2012년 9월 내부형 공모제 신청 결과 관련 논평  

경기도 교육청의 학교 혁신 의지 약화를 우려한다

경기도교육청이 6월 22일 발표한 2012년 9월 1일자 임용 공모교장 공고 내용에 의하면 2012년 9월 1일자 공모제에서 평교사가 지원 가능한 내부형 공모 실시 학교가 한 곳도 없다. 교장 자격증을 소지하지 않고 있는 평교사 가운데 학교 혁신에 대한 의지와 역량을 갖춘 교사를 공모의 방식으로 해당 학교 학부모와 교사들이 선택하게 하는 내부형 공모제는 교장 승진 제도를 중심으로 교육청이 학교를 관료적으로 통제하는 현재의 관료적 학교 구조를 변화시키는 매우 좋은 방안으로 인정을 받아왔다.

실제로 최근 몇 년 동안 학교 혁신의 사례로 많은 언론의 조명을 받아왔고 학부모들의 기대를 받아온 조현초등학교, 보평초등학교, 덕양중학교, 홍동중학교, 흥덕고등학교의 사례를 보자. 이들 학교의 교장은 교장 승진 점수에 목을 매게 만드는 관료적 통제에 순응하지 않고 보다 자유로운 입장에서 교육의 본질을 놓고 고민하고 다양한 형태의 실험을 해왔던 평교사 출신이다. 이들 학교의 성공 사례는 관료적 통제의 역기능에서 벗어난 학교 혁신의 지평이 생각보다 넓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내부형 공모제를 통한 평교사 출신의 교장이 일군 학교 혁신 사례들은 진정한 학교 혁신을 위해 우리 교육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를 잘 보여준다.

내부형 공모제 학교들이 학교 혁신 사례들을 확산하고 제도화하기 위해서는 평교사가 지원할 수 있는 내부형 공모제 학교의 비율을 확대해야 한다. 평교사의 지원이 가능한 내부형 공모제의 확대는 현재의 교장승진제도와 평교사가 지원할 수 있는 내부형 공모제도가 학교 혁신의 성과를 놓고 제도적 경쟁을 할 수 있게 만드는 토대석이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 들어와서 평교사가 지원할 수 있는 내부형 공모제의 비율을 점차 줄이기 시작하더니 지금은 전체 결원 교장 자리의 2.3% 안에서 내부형 공모제 시행이 가능하도록 제한해 버렸다. 이렇게 하다 보니 학교 수가 적은 대부분의 시도에서는 평교사가 지원할 수 있는 내부형 공모제 실시가 아예 불가능하게 되었고, 학교 수가 많은 시도교육청에서만 1~3개 교 정도 평교사가 지원 가능한 내부형 공모제를 실시할 수 있게 되었다. 교과부는 이와 함께 신설학교에서는 공모제를 실시하지 못하게 규정하여 시도교육청이 신설학교에서 공모제를 통한 학교 혁신을 시도할 수 있는 가능성 자체를 막아버렸다. 교과부는 평교사가 지원가능한 내부형 교장공모제가 확산되지 못하게 하기 위한 여러 조치를 취해왔고 이는 학교 현장을 바람직한 방향으로 변화시키는 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

이러한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내부형 교장 공모제를 통한 학교 혁신의 의지가 있는 시도교육청들은 적극적인 활동을 통해 학부모와 교사들의 참여를 이끌어냈고, 그 결과 학교 혁신의 모델이 되는 학교들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 특별히 경기도의 경우 교과부의 집요한 방해에도 불구하고 교과부가 허용한 범위 내에서 평교사가 지원이 가능한 내부형 공모제를 최대한 많이 실시하기 위한 노력을 해왔다. 그 결과 평교사들 가운데 새로운 학교에 대한 상상력과 이를 실현할 리더십을 갖춘 교사들이 교장으로 임용되었고, 그 학교들은 예외 없이 학교 혁신의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그래서 경기도 교육청은 평교사가 지원 가능한 내부형 공모제를 활용한 학교 혁신에 있어서 모범이 되어 왔다.  

평교사가 지원 가능한 내부형 공모제 학교가 만들어낸 학교 혁신의 성과들이 알려지면서, 경기도에서는 평교사가 지원 가능한 내부형 공모제에 대한 학부모들의 열망들이 매우 높은 편이다.
그러나 경기도 교육청이 공고한 2012년 9월 1일자 임용 공모교장 공고 내용에는 이런 상황이 반영되어 있지 않다. 경기도에 2012년 9월 1일자 교장 결원 예상학교는 134개교이다.  따라서 초등 2개교와 중등 1개교에서 평교사가 지원 가능한 내부형 공모제로 지정될 수 있었다. 그러나 공고 결과를 보면 평교사가 지원 가능한 내부형 공모제 실시가 실제로 이루어지는 곳은 한곳도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평교사가 지원 가능한 내부형 공모제 실시가 가능한 학교가 초등 2곳, 중등 1곳으로 공시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평교사가 지원 가능한 내부형 공모제를 선택한 학교가 한 곳도 없다는 것은 매우 이상한 현상이라 할 수 있다.

경기도 교육청 뿐 아니라 모든 지역 교육청의 학교장들은 평교사가 지원 가능한 내부형 공모제에 대해 부정적인 의식을 갖고 있다. 자신이 근무하던 학교가 평교사가 지원 가능한 내부형 공모제를 실시할 경우, 기존의 승진 방식으로 오를 수 있는 교장 자리를 내어주는 결과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은 승진제 교장들이나 승진제 교장 후보들로부터 빈축을 사게 만든다. 그러기 때문에 퇴임을 앞둔 교장들은 자신의 학교가 평교사가 지원 가능한 내부형 공모제 학교로 신청되지 않도록 적극적인 노력을 하는 경우가 많다.
경기도교육청은 이런 상황을 염두에 두고 정책을 펼쳤어야 한다. 평교사가 지원 가능한 내부형 공모제를 통해 학교 혁신을 추구하려는 의지가 있는 시도교육청에서는 내부형 공모제 추진을 단위 학교의 학교장에게 일임해서는 안 된다. 오히려 교육청이 나서서 교장이 퇴임하는 학교의 학교운영위원회와 학부모회에 홍보해야 한다. 시도교육청은 교장 공모제가 있다는 사실과 교장 공모제를 통한 학교 혁신에 성공한 학교의 사례들에 대해 적극적으로 알려야 한다. 그래야 학부모들과 학교운영위원들이 바른 정보를 가지고 그 학교에 맞는 올바른 교장 초빙 방식을 정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경기도 교육청은 이번 2012년 9월 1일자 교장 임용을 앞두고 해당 학교들에 대해 교장 공모제에 대한 홍보를 적극적으로 하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단위 학교에서는 평교사가 지원 가능한 내부형 공모제에 대한 충분한 정보나 인식 없이 의사수렴이 이루어졌고, 결과적으로 평교사가 지원 가능한 내부형 공모제를 신청한 학교가 한 학교도 없는 기이한 현상이 벌어진 것이다.

물론 이 과정에 형식적인 하자는 없다. 우리의 비판에 대해, 경기도 교육청은 해당 학교에 공문을 다 내려 보냈는데, 단위 학교에서 신청을 하지 않았을 뿐이라고 대답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 말은 형식적으로만 옳다. 내부형 공모제를 대하는 경기도교육청의 태도는 껍데기만 남은 전형적인 관료적 태도와 다르지 않았다. 경기도 교육청이 평교사가 지원 가능한 내부형 공모제의 가치를 제대로 알고 있다면, 최소한 이러한 학교 혁신 사례를 해당 학교 학교운영위원들과 학부모들에게 적극적으로 알리고 지원하는 노력을 했어야 했다. 경기도 교육청은 노력의 부족으로 현재의 상황이 초래된 것에 대해 철저한 원인 분석과 반성을 해야 한다.

우리는 경기도 교육청이 다른 교육청에 비해 학교 혁신에 대한 의지가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 그 동안 경기도 교육청이 평교사가 지원 가능한 내부형 공모제를 통한 학교 혁신 노력을 기울인 것은 물론이고, 국가수준학업성취도 평가에 의한 비교육적인 학교 간 비교를 하지 않은 것, 교사들의 행정 업무 감소를 위해 노력한 것, 창의지성 교육과 배움중심수업 등을 통해 학교 현장을 실질적으로 변화시키기 위해 성실히 노력해온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이번에 평교사가 지원 가능한 내부형 공모제로 지정된 학교가 한 학교도 없는 상황을 보면서, 경기도 교육청 내부에 학교 혁신에 대한 의지가 쇠퇴하고 있거나 안주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갖게 된다.

경기도 교육청은 평교사가 지원 가능한 내부형 공모제를 통해 학교 혁신을 꿈꾸었던 많은 교사들과 학부모들에게 머리 숙여 사과해야 한다. 그리고 경기도 교육청은 이번 결과를 통해 다시 한 번 개혁의지를 새롭게 하는 기회를 삼아야 한다. 현장과의 어떠한 소통이 부족했는지 원인을 찾고 그 개선방법을 간구해야 한다.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 접근한다면 많은 학부모들과 교사들에게 상처만 남기고 실망만 안겨주게 될 것이다. 경기도 교육청의 학교 혁신 의지를 다시 한 번 촉구하는 바이다.

2012. 6. 26

(사)좋은교사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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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좋은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