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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 스케치]9/23(토), 학교폭력 문제해결을 위한 공동체 대화 개최

성명서·보도자료

by 좋은교사 2017. 9. 28.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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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교폭력의 피해를 겪고 있는 학생, 피해 경험을 갖고 있는 청년, 가해경험 학생의 부모, 학교폭력책임교사, 경찰, 변호사 등 학교폭력 문제의 당사자들이 모여, 당사자들이 겪는 어려움과 고통에 대해 말하고 듣는 시간이었음. 

 

▲ 당사자의 이야기들이 오가는 과정에서 자신의 고통을 이해해 주는 사람을 만났고, 상처가 회복되는 경험을 했으며, 서로를 조금씩 이해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는 소감들을 나누게 됨. 

 

▲ 회복적 서클을 적용하고 있는 인천 신흥중학교의 사례를 들으며, 피해자를 우선으로 배려하면서, 회복적 서클을 통해 자신의 피해에 대해 언제든지 말할 수 있는 기회와 공간이 주어질 때, 학생들이 상대방의 아픔에 공감하고 잘못에 대한 자발적 책임을 질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는 사례가 곳곳에 있음을 공유하는 시간이 됨. 

 

▲ 학교폭력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피해회복에 초점을 두고, 평화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회복적 과정이 학교폭력 처리 과정에 포함되도록 하는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 개정이 시급한 과제임. 

 

학교폭력 당사자의 목소리에서 답을 찾다.
"학교폭력문제를 왜 당사자인 피해자를 빼놓고 행정가들끼리 모여 하느냐!"라는 피해자 어머니의 호소로 ‘공동체 대화’가 시작되었다. 공동체대화는 당사자들의 주관적 경험을 통해 그들의 고통을 듣고 고통에 공감하며, 당사자의 목소리에서 답을 찾고자 하는 것이다. 좋은교사운동이 지난 9월23일에 개최한 공동체 대화에서는 학교폭력의 피해 학생, 청소년시절 학교폭력의 경험을 한 청년, 가해자 입장에 서게 된 어머니, 학교폭력을 담당하고 있는 책임교사, 학교전담 경찰관, 학교폭력 재심위원인 변호사를 이야기 손님으로 초대해서, 당사자들이 겪는 어려움과 고통에 대해서 들었다. 

 

 

▲ 학교폭력의 당사자들이 자신의 고통과 어려움을 이야기했으며, 학부모단체, 교사, 학생, 교육청 담당자, 갈등중재 활동가 등 다양한 청중들이 모여 듣고 공감하는 시간을 가졌다.


고등학교 2학년인 피해자 입장의 H학생은, 학교 안에서 친구들과의 관계가 어려워지면서 점심시간마다 혼자 밥을 먹어야 했다. H는 “저는 학교 밖에서는 왕이고, 학교 안에서는 찐따에요.”라고 했다. 학교 안에서 외롭게 지내던 H는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는데, 아르바이트에서 함께 일하는 아주머니들이 H를 좋아해주고 챙겨주고 지지해주면서 H는 마음의 위로와 힘을 받았다고 한다. 또 다른 학생인 Y(고2)는 친구들의 은근한 따돌림으로 오랫동안 고통스러웠고, 너무 힘들어서 용기를 내 고민을 이야기했는데, 너무 예민하다며 이해받지 못했다. 힘들어도 고통을 호소할 곳이 없었다고 했다. 

 

중2, 고3때 학교폭력을 경험한 S는 지금은 어린이집 교사로 일하고 있지만, 학교폭력의 상처를 극복하고 사회에 나온 지 몇 개월 되지 않았다. 중2때 학교의 일진에게 화장실과 공장 부근에 끌려가서 면도칼과 각목으로 위협당하며 온 얼굴이 붓도록 맞았다. 이후 30여 차례의 자살시도와 정신병동 입원을 하면서 상처를 극복하지 못한 채 학교를 중퇴하게 되었다. 고등학교는 학교폭력예방재단 산하의 대안학교에 다녔지만, 안타깝게도 고3때 학교폭력을 또다시 경험하면서 동굴 속으로 들어가게 되었다. 이후 오랜 동굴 속에서 있다 최근 다시 사회에 나오게 되었다고 한다. “옐로 카드제, 등하교 지킴이, 배움터 지킴이, 스쿨폴리스제, 학교폭력 신고포상금제, 온갖 대책이 마련되었지만 피해학생이 맘 놓고 피해사실을 알릴만한 곳이 있기나 한가요?”라고 호소했다. 

 

가해자 입장의 어머니는 학폭위 과정에서 진술이 왜곡되었지만 아이가 소명할 기회가 주어지지 않아 억울함과 분노가 그대로 남아 있을 뿐만 아니라 학폭 조치 이유로 학교축제 참여가 거부되기도 하였다. 서울시교육청, 지역교육청, 학교 현장에 문의를 했을 때 모두 답변이 달랐고, 억울함을 상의할 곳을 찾지 못하고, 결국 변호사를 찾게 되었는데, 변호사는 행정소송과 심판관리를 설명만 해주었다. 결국 돈으로 해결하라는 것이 아닌가라는 허탈함을 표현했다. 아이는 학폭조치 결과가 생활기록부에 기록되면서 원했던 예술 특성화고에 입학하지 못했고 결국 일반고등학교에 입학하게 되었는데, 지금은 학교를 그만두고 싶다는 말을 자주 한다고 했다. 
 
5년 동안 학교폭력 담당한 W책임교사는, 보통 부모들은 자녀들의 말을 믿고 자녀 편을 드는데 피해부모는 가해학생이 거짓말을 한다고 주장하고 반대로 가해어머니는 일부분 잘못은 했지만 진술을 강요받는다며 억울해하고 감정싸움으로 번지게 된다고 했다. 부모들은 부정적인 감정을 교사에게 모두 쏟아놓고, 항의 문자 메시지나 전화가 주말에도 끊이지 않는다고 했다. 학교에서 열심히 하려고 해도 항의를 많이 받고, 담당하는 교사들은 다른 업무에 비해 스트레스가 많아 기피업무가 되었으며, 학폭처리 문제로 병가를 내거나 휴직을 하는 교사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했다. 

 

학교폭력전담 경찰은 강한 처벌이 학교폭력을 없앨 수 없으며 자칫 선처 여지가 있는 학생들이 엄벌주의로 인해 범법자로 낙인찍히는 부작용만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경찰입장에서 보면 경찰이 학교의 모든 일에 나서서 해결하려고 한다는 것과 학교에서도 주인인 선생님들과 학생들은 정작 가만히 있고 학교의 모든 문제를 경찰이 해결해 주기를 바라고 있다고 했다. 교육전문가도 아니고 상담전문가도 아닌 경찰이 선생님들의 역할을 침해하는 월권을 저지르고 있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변호사는 학교에서 발생하는 문제는 학교에서 교육적 접근 방식으로 해결되어야 하는데, 현 학폭법은 학교폭력 담당교사에게 경찰관 역할을 요구하는 제도로 좋은 제도가 아니라고 했다. 학교는 학생들을 교육적인 방식으로 지도하려고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하고, 능력이 부칠 때 그때 비로소 사법기관에 도움을 요청해야 하고, 이를 위해서 전문상담교사와 중재 및 화해 친화적으로 학폭법 제도를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학교폭력이 발생하면 자기 방어적 태도와 싸울 준비를 한다. 이는 갈등의 골을 더욱 깊게 한다.
학교폭력이 발생하여 현 학교폭력법 시스템 안으로 들어가게 되면 모든 갈등의 당사자인 학생과 학부모, 교사, 학교는 자기 방어적 태세를 취하고 싸울 준비를 하게 된다. 피해자는 가해자의 가해사실을 입증해내기 위해 노력하고, 가해자는 처벌 수위를 낮추거나 학교폭력 해당사항이 아님을 위해 자신의 잘못을 축소하거나 부정하는데 온 힘을 기울이게 된다. 교사와 학교는 징계나 책임을 면하기 위해서 행정적 절차에 집중하게 된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마음의 문을 열고 피해 회복을 위해 협력해야 하는 상황에서 오히려 자기 방어적이고 공격적 태세를 취하다 보니 상황은 더욱 꼬이고 악화되어 거대한 갈등의 회오리 속에 빠져 길을 잃는다. 현 학폭법이 피해회복보다는 가해자 처벌에 초점이 있기 때문에 학교폭력을 대하는 태도가 방어적으로 흐를 수밖에 없다. 이때부터 발생된 분쟁은 누구도 승자가 없으며 모두에게 상처만 남기게 된다. 

 

문제해결을 위해 무장해제 후, 만나서 대화해야 한다.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모두가 무장해제를 하고 대화를 하기 위해 만나야 한다. 공동체 대화에서는 서로의 고통을 마음으로 듣기 위해 노력했다. 이번 행사에서는 ‘학교폭력의 고통’이라는 마임 공연을 준비하여 함께 보았고, 공연을 통해 처한 입장은 각자 다를 수 있지만 모두가 학교폭력으로 고통받고 있다는 정서적 유대감을 경험하였다. 

 

 

 

각기 다른 입장에서 해결책을 논하는 것이 아니라, 피해의 고통에서부터 해법을 탐색하고자 했다. 공동체라는 시를 함께 읽고 각자 꿈꾸는 공동체를 상상하고 이야기를 나누었고, 아름다운 공동체를 위해 각자가 할 수 있는 실천들에 대해 브레인스토밍하는 시간을 가졌다. 학교폭력 해결을 위해서는 따뜻한 온기를 느낄 수 있는 공동체를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함을 다시 돌아보는 계기였다. 

 

 


가해자 처벌을 강조하다 보면 피해자의 피해 회복 목소리가 자연스럽게 소외되고 사라진다. 공동체 대화를 마치면서 학교폭력피해 경험의 트라우마에서 오랫동안 벗어나지 못했던 청년은 “교사, 경찰에 대해 좋지 않는 기억과 이미지 가지게 되었는데, 직접 당사자는 아니지만 여기에 참석하신 경찰관님이 미안하다고 대신 말해준 것만으로도 상처가 회복되는 것 같다. 그리고 선생님도 조금씩 이해하게 되었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갈등의 회복적 서클을 적용하고 있는 인천 신흥중학교의 사례를 안보경 선생님이 발표하였다. 신흥중학교는 피해자를 우선으로 하는 학교로 소문이 난 곳이기도 하다. 

 


갈등이나 싸움이 발생하면 학생들은 회복적 서클을 선택할 수 있는데, 회복적 서클을 통해 학생들은 자신의 피해에 대해 언제든지 말할 수 있는 기회와 공간이 주어진다. 회복적 서클의 과정은 학생들에게 안전한 공간을 마련해주기 때문에 자기방어적 태도를 내려놓고 솔직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말하고 상대방의 이야기를 공감으로 듣게 한다. 이 과정을 통해 학생들은 상대방의 피해에 공감하고 잘못에 대한 자발적 책임을 질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 

 

회복적 과정은 갈등과 폭력의 문제를 평화적으로 전환하는 교육의 기회이다. 학교폭력의 문제를 피해회복에 초점을 두고 평화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회복적 과정이 학교폭력처리 과정에 포함될 수 있도록 학교폭력법 개정이 시급함을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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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9. 28

(사)좋은교사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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