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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학업성취도 평가 기초학력미달 판정 기준에 문제 있다

성명서·보도자료

by 좋은교사 2016. 12. 8.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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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가 발표되었다. 보통학력 이상과 기초학력미도달 비율이 동시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결과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에 앞서 기초학력미달의 의미가 무엇인지, 과연 학업성취도평가를 통해 실태를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는지를 먼저 따져볼 필요가 있다. 

 

기초학력미달의 의미 

- 교육과정평가원은 기초학력미달의 의미를 목표성취수준의 20%에 도달하지 못한 것으로 정의하고 있다. 그러나 ‘20% 미만이라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모호하다. 20%가 시험 점수 20점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이 부분에 대해 평가원 측은 명확하게 공개를 하지 않고 있는데 알려진 바로는 다음과 같다. 전체 문항 중에서 상 중 하 수준으로 나누어 각각 30%, 40%, 30% 정도를 출제한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총 30문제라고 한다면 하수준의 문제는 9문제가 된다. 9문제가 기초학력미달을 판정하는 기준이라고 한다면 학생은 9문항 이상을 맞추면 기초학력을 갖춘 것으로 판정할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그런데 문제가 있다. 5지선다형 문제가 많기 때문에 확률적으로 20%의 정답을 기대할 수 있다. 5-6문제는 확률적으로 맞춘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실력으로 맞추는 개수가 얼마가 되어야 기초학력을 달성한 것으로 볼 수 있는가? 이 부분에 대해 평가원은 기초적인 수준의 문제가 어떤 문항인지, 그렇게 해서 기초학력을 구분하는 점수가 얼마인지를 명확하게 밝히지 않고 있다.

- 구분점수가 어떻게 설정되는지도 의문이다. 어떤 학생이 기초학력 미달이 되는 것이 총점에 의한 것인지 기초학력을 판단하는 문항별 달성도에 의한 것인지도 베일에 싸여 있다. 이와 관련하여 학업성취도 평가 문항이 과연 기초학력을 판단하기에 적절한 도구인지에 대한 중대한 의문이 존재한다. 2015년에 실시한 중학교 3학년 수학의 경우를 보면 기초학력수준을 평가하기로 기대되는 대표문항(기초학력수준의 학생이 70% 이상의 정답률을 달성하는 문항)은 고작 1문항에 불과하다.[각주:1] 이와 같은 허술한 문항 체계를 가지고 기초미달학생의 비율을 산출하는 것 자체가 넌센스다. 0.1%가 늘었느냐 줄었느냐 하는 것은 실제 학생들의 학력의 실태를 나타낸다기보다 문항의 오차범위를 나타낼 가능성이 크다. 별 의미 없는 수치다.

- 그리고 결과적으로 약 4-5% 정도의 기초미달학생이 존재하는 것으로 보고하고 있는데 그 수치가 타당한지 의문이 존재한다. 우리나라 특수교육대상자가 외국에 비해 매우 낮은 수치임을 고려하면 이는 사실상 특수교육대상자일 가능성이 높다. 기초미달이 의미하는 바가 사실상 특수교육대상자라고 가정한다면 이를 학업성취도 평가를 통해 평가하는 것이 타당한지에 대한 의문이 존재한다. 그것은 정밀한 진단을 필요로 하는 영역이다.

- PISA(2015)의 경우에 우리나라 최하위권 비율이 읽기, 수학, 과학이 각각 13.6%, 15.4%, 14.4%로 나타나고 있는데 이에 비해 기초미달을 4~5%로 잡고 있는 것은 그 기준 설정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개선 방안 

- 평가원은 모든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첫째, 어떤 문항이 어떤 수준을 평가하고자 하는가를 나타내야 한다. 현재는 문항정보에 무엇을 평가한다는 것만 나타나 있다.

- 둘째, 기초학력미달을 구분하는 기준에 대해서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단순히 총점으로 구분하는 것인지, 문항별 정답률을 가지고 구분하는 것인지 밝혀야 한다.

- 보다 중요한 논쟁은 그 이후에 발생한다. 어떤 문항이 기초학력을 평가하기에 적절한 것인지에 대한 본격적 검토가 이루어져야 한다. 그리고 학업성취도평가는 기초학력을 평가하기 위한 용도로 문항을 구성해야 한다.

- 이러한 평가가 가능하려면 기초적인 수준에 대한 검토가 성취기준 전반에 걸쳐 이루어져야 한다. 어떤 성취기준이 반드시 배워야 할 것인지, 그리고 배웠다는 것은 어느 정도 수준을 의미하는지에 대해 명확하게 제시해야 한다. 현재 교육과정은 대단히 모호하다.

- 공교육의 목표는 학생들의 기본학력(현재 기초와 기본의 개념이 혼재되고 있으나 현재의 기초학력 개념은 위에서 상술한 바와 같이 문제가 많으므로 새로운 개념으로 기본학력의 개념을 도입하고자 함)을 책임지는 것이 되어야 한다. 그런데 그 기본이라는 것이 무엇인지가 불명확하다면 기본에 대한 책임도 모호할 수밖에 없다. 기본학력의 범위와 수준이 명확하지 않으면 입시경쟁으로 인한 상대평가체제 속에서 교육과정의 양적 팽창과 과잉 경쟁을 불러오게 되고, 이는 소수의 우수한 학생을 중심으로 교육과정이 운영됨으로써 이를 못 따라 가는 학생을 소홀히 여기게 되는 폐단이 발생한다.

- 기본학력은 정상적인 학생이라면 학교교육을 통해 달성될 수 있는 수준으로 정의되어야 한다. 또한 미래사회에 필요한 핵심역량을 중심으로 설정되어야 한다. 이 두 가지 기준을 가지고 현재의 성취기준을 조명해보면 과잉과 과소가 나타나게 될 것이다. 굳이 미래사회에 필요하지 않은 지식의 양을 테스트하는 것은 과잉에 해당되는 것이고, 미래사회에 꼭 필요한 핵심역량을 평가하지 않는 것은 과소에 해당될 것이다. 미래사회에 꼭 필요한 핵심역량을 중심으로 정상적인 학생이 도달할 수 있는 수준을 설정하여야 한다.

- 현재 학교는 기본적인 목표도 불명확하고, 진단도 정확하지 않고, 지원체제도 부실하다. 두드림학교라고 지정하여 예산을 지원한다고 하지만 고작 400만원 정도의 예산을 배정할 뿐이다. 코끼리에게 비스킷 하나 주는 격이다. 학습부진학생을 지도하기 위해서는 전문적인 역량을 갖춘 교사가 전문적인 진단과 집중지원을 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결론 

- 현재의 학업성취도 평가를 통해 나타나는 기초학력미달의 비율은 신뢰하기 어렵다. 기초학력을 판정하기 위한 문항의 숫자도 충분하지 않고, 그 내용이 타당한지에 대한 의문이 존재한다. 이 모든 것에 대한 정보가 공개되어 있지 않아 정확한 판단을 하기가 어렵다.

- 교육과정평가원은 문항의 정보와 기초학력미달 구분의 기준을 상세하게 밝혀야 한다.

- 나아가 평가원은 현재 성취기준에 대한 검토를 통하여 모든 학생들이 기본적으로 성취해야 할 내용(능력)과 수준이 무엇인지를 명확하게 하는 작업에 착수하여야 한다.

- 동시에 기본적인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학생들을 위한 지원체제를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기본학력보장지원법 제정이 시급히 요구된다. 

 

2016년 12월 8 

좋은교사운동

  1. 한국교육과정평가원(2016). 2015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 분석(수학). “이를 근거로 볼 때 2015년 학업성취도 평가의 중학교 3학년 선다형 문항에서 우수학력 수준의 대표 문항은 12문항, 보통학력 수준의 대표 문항은 13문항이고, 기초학력수준의 대표 문항은 1문항이었으며 어느 성취수준의 대표 문항도 아닌 것이 3문항으로 나타났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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